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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교직

학교폭력/SBS스페셜 학교의눈물

by theone 디원쌤 2020. 9. 5.

오늘은 학교의 눈물이라는 영상을 시청했다. 중간에 언제 한 번 보았던 익숙한 영상이 나와서 이걸 언제 봤나 생각해봤더니, 작년 학회 심포지엄 때 천종호 판사님 강의에서 일부 편집된 영상을 봤다는 것이 기억났다. 당시 영상의 일부만 시청했기 때문에 맥락을 이해하지 못한 부분도 있었는데, 오늘 전체 영상을 보고 나서 그 에피소드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학교폭력은 가해자, 피해자, 그들의 가족, 학교, 학급 친구들 등 참 다양한 사람과 상황이 얽혀있다. 학교폭력을 단편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영상은 대구자살사건 피해자인 권승민군의 어머니 인터뷰로 시작했다. 가슴이 참 먹먹했다. 영상을 보니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지나오며 알게 모르게 학교폭력을 당했던 친구들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때, 물론 들리는 소문이었기 때문에 정확한 사실은 알지 못하지만, 어떤 친구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그것을 먹으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 직접 보고 목격하진 못했어도 어느 누군가가 폭력의 피해자로 존재했다는 것은 감지할 수 있었다. 학교에 참 많은 승민이가 있다. 아파하고 괴로워하는 아이들에게 진정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교사와 학교, 가정과 사회는 어떤 환경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일까.

최근 학교폭력 문제는 가해자에 대한 더 엄중한 처벌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시로 떠오르는 학교폭력 기사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며 법을 더 강화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영상에 나왔듯, 그 누구도 승자가 되지 않는 이 게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피해자들이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폭력을 당하지 않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가해자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피해자의 아픔을 위로해주지 않으며, 가해자의 진정한 반성을 이끌지도 못한다. 교수님이 첫 시간에 말씀해주신 것처럼, 어느 누구도 갈등해결방식을 알려주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잘못된 행동을 정확히 지적하고 처벌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어떻게 조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이것은 비단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교사, 학교, 가정, 사회 모두에 해당한다.

이러한 점은 학교폭력에서 그치지 않고 사회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항상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정 폭력을 많이 당한 사람은 절대 그러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해도 자신도 모르게 가정 폭력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다. 그동안 보고 배운 갈등 해결방식이 폭력이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을 해결하는 데 있어서도 최근 법적인 처리, 서로 고발하고 소송하는 등의 해결방식은 알게 모르게 학생들의 갈등해결방식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응보적인 방법은 학생들이 서로 대화로 조정하고 상생하는 방법을 배우기보다 신고하고 복수하는 폭력성을 키우고 있는지 모른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상호 신뢰하며, 올바른 갈등해결방식을 배워갈 수 있도록 학교와 사회가 노력할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지금의 학교폭력 처리가 가해자의 반성과 피해자의 회복을 돕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아닌 판사에게 용서를 구하고, 피해자는 여전히 두려움과 공포, 분노와 상처에서 회복되지 못한다.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고자 하는 이 시점에, 그 학교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 고민이 깊어진다. 아직 뚜렷한 방법이 떠오르진 않지만, 학교가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하는지는 조금씩 선명해지는 느낌이다. 모든 아이들이 상처받는 학교가 아닌, 말 그대로 모든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가 되기를 바라본다.

 

#학교폭력 예방 및 학생의 이해 #2019.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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