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관점의 변화/종합적이해

지식채널e, ‘이 글을 읽는 모든 분께’라는 영상 시청으로 시작한 수업. 처음에는 피해자 부모님의 입장을 말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사실 가해자 부모님의 당부였다는 것이 나름 반전처럼 느껴졌다. 이후에 교수님께서 부연 설명을 하시며 ‘피해자가 되거나 가해자가 되는 건 복불복’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나의 아이가, 그리고 한 학생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어느 경계 지점에 서있는 것이다. 부모와 교사는 이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적절한 예방과 개입에 관해 고민해 보아야 한다.

또 한 가지 실제적으로 생각해보게 된 지점은 학부모의 입장이었다. 교수님께서 자녀 이야기를 하시며 부모의 입장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세세하게 설명해주실 때, ‘아 학부모는 정말 저렇게 느낄 수 있겠구나’ 생각하며 나름의 새로운 통찰을 얻은 느낌이었다. 특히 3년 반 동안 친구 없이 힘들어하던 때에는 관심조차 갖지 않던 학교에서 아이의 조그만 문제행동에 바로 연락이 올 때 학부모가 느낄 수 있는 분노를 잘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다. 문제를 지적하고 교정하는 것에만 초점을 두기보다 평소 학생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진정한 교사의 역할이지 않을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학교폭력에 관한 개입은 학교폭력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시작한다. 특히 학교폭력을 개인의 문제로 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관점은 개개인의 갱생에만 초점을 두고 개입의 방향을 설정하게 한다. 하지만 학교폭력은 종합적 이해가 중요하며, 맥락을 고려하여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학교폭력에 관한 방안으로 인성교육을 강화하려 하지만, 이 또한 학교폭력이 개인의 인성부족에서 기인한다는 관점을 반영한다. 사실 학생들이 특정 상황에서 어떤 행동이 올바른지 모르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더불어 사는 생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경험하지 못한 채 인지적으로만 인성을 학습하는 것은 그 방법의 실효성이 있는지는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학생들을 이해할 때 나름대로 그들의 가정과 지역사회, 여러 여건 등을 고려해서 종합적으로 보고 있다 생각했지만, 사회의 구조와 우리가 학생들에게 학습시키는 여러 제도적 측면의 영향은 간과했던 것 같다. 특히 학교폭력을 신고하고 이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전략이 학생들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갈등해결방식을 학습하도록 만드는 구조를 재고할 필요성을 느꼈다. 물론 가해자가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겠지만, 학교폭력의 문제를 한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며 그를 비난하기보다 그를 둘러싼 환경, 그리고 바람직한 갈등해결방식과 행동을 조장하는 제도와 문화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수업의 말미에 여러 안타까운 사건을 통해 발전된 학폭법과, 현재의 학교폭력 실태, 중점사항 등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갈등과 학교폭력의 해결은 먼저 갈등과 구성원의 이해에서 시작할 수 있다. 갈등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며, 구성원의 욕구와 필요를 알 때 공동체가 회복되는 접근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회복적 정의의 필요성이 부각되며 회복적 정의를 적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닌 철학과 관점의 문제이기 때문에 문화가 변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지만 구성원이 함께 필요성을 공감하고 공유할 때 학교에서 회복적 정의가 실현될 날이 올 것이라 기대한다.

 

#학교폭력예방 및 학생의 이해 #2019.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