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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책

하버드자존감수업-세계 최고의 인재들은 어떻게 고민을 해결하는가

by theone 디원쌤 2017. 11. 1.

 최근 심리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늘고, 사람들이 그동안 가져왔던 상담에 관한 오해와 편견도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이는 심리학도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하버드 자존감 수업> 또한 그 노력의 하나의 결실이 아닐까 생각한다. 심리학의 기본 네트워크와 시스템이 구축되어있지 않았던 중국 사회에 상담이 무엇인지 알려준 가이드와 같은 책이 바로 <하버드 자존감 수업>이다. 이 책은 중국 심리학 분야에서 20년간 스테디셀러로서 꾸준히 사랑을 받았다.

 


심리학을 전공하고, 이제 대학원으로 발을 떼려는 나에게, 그럼에도 아직 상담의 경험이 없는 나에게 이 책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상담의 과정을, 기술을, 변화를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학습하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대학원 필기시험에서 쓰라린 경험을 하고 모든 의욕을 상실한 후, 다시금 일어날 힘을 얻기 위해, 아니 어쩌면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주는 조그마한 보상의 의미로 이 책을 구입했다.

 

이 책은 단순히 나의 자존감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에 대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다. 심리상담사로서, 혹은 상담사를 준비하는 자로서의 준비와 이해를 도와주는 책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 책의 표지에 '심리상담사를 위한 심리학 바이블'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것 처럼.

 

1부. 입문편, 심리 소통 학문의 전당에 들어서다.

 이 책을 통해 먼저는 '상담'이 무엇인지 배울 수 있다. 소위 상담이라고 하면 우리는 어떠한 이미지를 떠올리지만 그것은 막연하고 또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인 것 같다. 상담이 우리 삶에 이전보다는 가깝게 다가왔지만, 여전히 우리는 상담에 대해 오해를 가지며, 또 무지하다. 상담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오해, 기대를 이 책을 통해 교정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상담이란 일반적인 위로와 다르다. 물론 위로를 포함하지만, 그것에 그치지 않고 '성장'하게 한다. 친구들에게 아픈 감정을 토로하고 그들로부터 위로를 얻는 것, 이러한 수준을 넘어 상담은 자신을 이해하고 통찰하여 성장하게 하는 과정을 포함하는 것이다. 또한 당장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과거를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여러 경험과 사건을 통해 얻은 통찰과 교훈으로  앞으로의 상황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정을 상담자가 주도적으로 진행하거나, 명확한 답을 내담자에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상담사는 내담자가 스스로 깨닫고, 답을 찾아나가며,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팡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

 책에서는 심리상담이 추구하는 목표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고개를 떨어뜨리고 찾아온 내담자가 자기비하와 막막함의 늪에서 스스로 헤어나와 자존감을 찾고 허리를 꼿꼿이 펴고 밝은 모습으로 나가게 하는 것"

 

 2부. 사례편, 상담자와 내담자가 더불어 걷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바로 이 사례편. 내담자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정보를 각색한 내용이지만, 심리학의 각 이론들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특별히 내담자의 사례의 특성에 따라 개입방법이 달라지는 점이 흥미롭고, 초보 상담사로서 실수하는 부분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많은 것들을 배워나갈 수 있다.

 

 이 책은 하버드에서 학생들을 상담한 사례들을 묶어 정리한 책이다. '하버드'라고 하면 최고의 인재들이 모인 곳이지만, 어디든 마찬가지로 그곳에는 심리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힘겨워하는 사람들이 있다. 많은 이들이 경험하듯, 학생들은 열등감, 죄책감, 좌절을 경험하며 진로에 있어 부모와 생기는 마찰, 사랑에 관한 고민, 심리적 트라우마 등으로 내방하게 된다. 책을 읽어 내려가며, 어떤 때에는 내담자가 되어 몰입하기도 하고, 상담사의 입장이 되어 고민하기도 했다.

 

 그 중 몇 가지 내용들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감정이 통한 뒤 이치에 도달하기 

 "한 사람이 고통, 분노, 자책, 죄책감 등 부정적 감정에 휩싸이면 스스로 그것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대뇌에서 감정의 발생과 민접한 편도체는 강렬하게, 오랫동안 부정적으로 활성화 되고, 이로 인해 이성적 사유를 주관하는 대뇌피질은 극드로 억압받는다. 이것이 바로 대뇌의 감정 우세 원칙이다. (중략) 내가 부정적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이자 리사의 대뇌에 있는 작은 편도체가 안정 추세에 접어들어 대뇌의 이성적이고 성찰적인 기능이 제대로 발휘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항상 말하는 '감정이 통한 뒤 이치에 도달하는'과학을 보여주는 지점이다."


 우리는 감정에 매여있을 때 이성적으로 사유할 힘이 없다.  상담자는먼저 내담자로 하여금 나쁜 감정을 토로하게 하고, 내담자의 감정을 충분히 다루어야 한다. 


2. 학습부적응과 관련된 심리상담에서는 구체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그 효과를 강화해야 한다. 

 문제만 다루고 감정을 다루지 않으면 내담자에게 차가운 느낌을 줄 뿐이고, 감정만 다루고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내담자에게 막막함을 준다.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때 효과적인 기법은 현실치료의 WDEP이다. (Want. Doing. Evaluation. Plan)


3. 심리상담에서 '허공'의 역할

 심리상담에서 직접적 권유를 '실공(實功)'이라 한다면 간접적 일깨움은 '허공(虛功)'이라 할 수 있다. 실공과 허공은 배척하기보다는 서로 보충하는 관계다. 내담자는 표면의 문제만을 말할 때가 많다. 또한 표면의 경험과 감정만을 인식하고 있다. 상담자는 그것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과 경험의 근원을 더 이해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표면적 의미만 알아듣고 성급히 행동을 하지 않고, 내담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더욱 풀어내도록 도와야 한다.


4. 상담자는 누구의 편도 들지 않는다. 

 부모와 자식, 혹은 부부간 등 가치와 생각이 충돌하여 상담을 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상담사는 누구 편에 설 필요도 없고, 서서도 안된다는 것을 기억한다. 심리상담사는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신이 아니며, 누군가의 주인 노릇을 해줄 수 있는 사람도 아니다.  특별히 가정문제를 상담할 때 상담사는 개인 상담에서 가족 구성원 간 소통의 중요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의 사례에서 상담사는 어느 편에도 서지 않고 서로 소통하도록 도왔다.


5. 심리상담에서 '자기가 자기를 돕도록' 하는 것. 

심리상담사로서의 역할은 내담자의 운명을 주재하려 하기보다는 내담자가 자신의 운명을 주재하도록 이끄는 것이다. 상담사는 내담자가 상담사의 지시에 의존하기보다 독립적으로 사유하도록 촉구했다. 자신을 대신해 결정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책임을 회피하는 것에 불과하며 내담자가 적극적으로 현실을 직면하고 독립적으로 결정하도록 돕기 위함이다. 


6. 움직이는 사랑의 삼각형

 심리학자 로버트 스턴버그는 사랑의 삼각형 이론을 내놓았다. 삼각형 세 변은 각각 열정, 친밀감, 헌신을 상징한다. 사랑의 삼각형에서 세 변의 길이는 고정불변하는 것이 아니다. 사랑하는 첫 2년동안은 열정을 상징하는 변이 두드러지게 길어지지만, 시간이 지나며 친밀과 헌신을 구축하는 단계로 접어든다. 사랑은 충동적이기도 하지만 더더욱 가꾸어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7. 심리상담은 마음의 쓰레기를 제거하도록 돕는 것

 정신적 충격을 제대로 토해내지 못한 채 속으로만 삼키면 심신의 건강을 서서히 갉아먹는다. 마음에 맺혔던 예전 일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않으면 감정을 회복하기 어렵다. 상담사는 표면적인 것 뒤에 있는 어떤 것을 밝혀내야 하며, 마음 깊은 곳에 뭉친 매듭을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한다. 이러한 미해결과제의 처리에는 게슈탈트 '빈 의자 기법'이 자주 사용된다. 역할 연기를 통해 자아와 대화하고 안전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이미 죽은 사람과 당시 자신의 심경을 연결한다. 이를 통해 감정을 의식적으로 통합해 나쁜 감정을 해방시킬 수 있다. 


 8. 심리상담사에게 필요한 고도의 직업적 자기규제 정신

 심리상담사는 고도의 직업적 자기규제 정신을 가져야 한다. 상대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 남을 해치거나 사욕을 만족시켜선 안된다. 이는 심리상담사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요구이자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도덕이다. 특별히 내담자가 전이 반응을 보일 때 내담자와 적당한 거리를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담종료 시간을 적절히 연장해 내담자아게 정서적 완충 시간을 주어 내담자의 전이 체험을 차츰 냉각시키고, 상담자에게 갖는 감정적 애착을 자신에 대한 관심, 긍정적 성장의 동력으로 내재화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3부. 슈퍼비전 편, 최고의 자존감에 춤추며 오르다.



 심리상담 슈퍼비전은 심리상담 과정과 어느정도 비슷하다는 말, 두 사람 간의 상호 존중과 상호교류를 강조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필자의 슈퍼바이저는 이렇게 말했다. "상담 슈퍼비전은 평등한 대화이자 상호 도전이거든요."

또한 상담사로서 갖추어야 할 자격과 능력 등을 소개하고 있는데, 공감, 통찰력, 의사소통 능력, 유머 등이 그것이다. 하루아침에 이러한 자질을 갖춘 상담사가 되는 것이 아니지만, 그 첫 시작은 내가 누구인지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필자는 자신에 대한 끝없는 피드백과 자기 분석, 상호 슈퍼비전을 강조하고 있다. 나 자신을 알지 못한다면, 또한 나의 미해결과제를 발견하지 못한다면 진정한 상담사로서의 첫 걸음을 떼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는 참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듯 하다. 

하지만 필자가 말한 그 '하늘을 나는 느낌'을 느낄 수 있기를, 또 느낄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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