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개봉한 작품을 2020년이 되어서야 본다. 그동안 못봤던 유명작을 하나씩 보고 있는 요즘.
설국열차 보며 느낀 점을 끄적여 본다.

# 모두가 행복할 순 없을까?
열차의 꼬리 칸(tail)부터 시작되는 영화는 주인공을 통해 열차의 앞 부분(front)으로 차츰 다가간다.
벌레를 갈아 만든 단백질 음식을 먹고, 씻지도 못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살아가던 사람들과 달리 앞 칸의 사람들은 호화롭게 먹고 마시고 놀고 있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모습이겠지만, 그래도 가진 것을 조금이라도 나눈다면, 이기심에서 조금만 벗어난다면 누군가는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내가 부를 가졌을 때, 내가 앞칸에 있을 때, 나는 과연 꼬리칸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와 넉넉한 마음이 있을까, 사실 스스로도 의문이다.
# 약자의 희생으로 돌아가는 엔진
설국열차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필요했다. 가장 약하고 작은 아이들의 노동력으로 돌아가는 엔진처럼 세계 곳곳에도 이러한 착취로 돌아가는 일들이 많다.
겉만 봐서는 알 수 없다. 그 나무판자를 들어 그 안을 보았을 때 알 수 있다.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이 소비해왔을까.
# 닫힌 시선과 열린 답
커티스는 이 열차의 앞칸에 가서 엔진을 쟁취하는 것만이 목표였다. 어찌 되었든 그 열차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어쩌면 답은 열차 밖에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나의 시야도 갇혀있을 때가 많다. 맨 앞칸의 문을 여는 것 말고, 밖으로 나가는 문을 폭파시킬 생각을 하는 것. 좁은 시선을 더 먼 곳으로 돌리는 것.
이것이 진정한 문제해결의 시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의 위치는 어디일까?
나는 그 열차의 어디쯤 서있을까. 가장 앞도, 가장 뒤도 아닌 그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아이들을 교육하는 그 공간에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자리에 있든 끊임없이 생각하고 주변을 돌아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주위에서 들리는 여러 소리에 세뇌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내 주변에 돌보아야할 사람이 있지는 않은지, 내가 부당한 이익을 누리고 있지는 않은지, 지금 내가 해야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것이 옳은 것인지 말이다.
끝없이 숙고하고 성찰하는 어른이길. 사회의 구성원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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