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만달러 하버드대 보다 몇달러 도서관이 낫다.
백번 동감하는 말이다. 4년 대학을 다니며 느낀다. 대학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진정한 배움인가.
*** 남의 의견을 표절하는 것보다는 낫다.
오늘, 그리고 요즘 느낀다. 나는 나의 생각이 있는가.
지금껏 나를 돌아보면, 발표를 잘하고 말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답이 있는 것을 그대로 읊을 때나 그것이 확실하다고 생각할 때 였다. 하지만 그것이 나의 의견이고, 맞는지 아닌지 확실치가 않다면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던 것이 나이다.
그런면에서 나의 주장, 나의 생각을 찾아가는 과정이 절실하다고 느낀다. 하루의 하나씩 나의 생각을 정리하기 프로젝트를 해볼까.
대학을 지식을 얻기 위해 다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오히려 지식은 도서관에서 혼자 천천히 곱씹으며 더 얻을 수 있다.
진정한 공부를 위해 새 학기를 시작하여도, 결국은 학점의 노예가 되어버리고 마는 현실.
심리 치료
왜 다섯명의 치료자는 윌을 등돌릴 수 밖에 없었을까. 그들은 윌을 치료하려 들었는지도 모른다. 전지전능한 치료자, 무결점 치료자의 위치에 스스로를 놓았는지도 모른다. 얄롬의 말처럼, 치료자와 내담자는 인생의 동반자라 하지 않았는가. 같이 여행하는 자.
첫 만남에서 윌은 숀의 가장 아픈 부분을 건드린다. 숀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그리고 윌에게 말한다. 지식이 아닌 진정한 느낌, 아는 것은 많지만 오만한 겁쟁이일 뿐인 윌을 일깨운다. 그리고 자신을 드러낸다. 자신의 느낌을. 진정한 어른으로서 어린 아이에게. 그리고는 윌을 치료하려 들지 않는다. 묵묵히 기다려준다. 그가 스스로 자신을 알아가고, 마음을 열도록 기다린다.
치료자도 인간이다. 모든 답을 알고있지 않다. 같이 걸어가는 인간일 뿐.
숀의 가장 첫 등장은 치료자와 내담자 사이의 '믿음'을 말하며 시작한다. 그 믿음, 즉 관계 없이는 그 어느것도 시작되지 않는다고.
진정한 관계를 이룬다. 서로의 느낌을 나눈다. 감정을 나눈다. 진실하게 자신을 드러내고 탐색한다.
* 너의 잘못이 아니야.
그리고는 말한다. 치료 보고서에 적힌 것이 너가 아님을. 너의 잘못이 아님을. 윌을 있는 그대로 받아준다. 수용한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진 경험이 없는 윌, 그것을 두려워하여 모든 관계를 피했던 윌에게 이것은 진정으로 받아들여지는 경험이었다. 자신의 약점, 나의 잘못들, 형편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수십년을 피해 살아온 윌에게 이것은 진정 자신의 오랜 벽을 허물어주는 계기가 된다.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 나를 믿어주는 사람,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주는 사람, 나의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사람.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찾게 해주는 것.
사람은 내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내 생각, 내 판단대로 이렇게 가면 좋을거야 이게 최고의 길이야라고 섣불리 판단하기 쉽지만 그것은 오히려 그 사람을 파국으로 가게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끌려가는 삶을, 결국은 타의적이고 수동적인 삶을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혹은 그 사실조차도 모른채 그 자리에서 안주하고 있는 불쌍한 인간으로 살아간다. 교수와 숀, 대립적인 두 인물을 대비시키며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상도 쥐어지고 명예도 얻었다. 하지만 전전긍긍하며 살아가는 교수와,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나아가는 숀. 진정한 행복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일까.
교사로서, 부모로서, 상담자로서 우리는 학생을, 자녀를, 내담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 것일까.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이끌고 가야 하는 것일까, 그들이 원하는 바를 찾아갈 수 있도록 조력해주어야 하는 것일까. 가끔 우리는 우리의 역할을 망각할 때가 있다.
사랑
사랑은 아픔을 감수한다. 아플 것을 두려워한다면 사랑을 할 수 없다. 나의 약점, 나의 치부 모두를 어쩌면 나의 가장 밑바닥까지 드러내야하는 것이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윌의 여자친구는 진정한 사랑을 아는 자세다. 정말 아름다고 성숙한 사랑이다. 나의 사랑은 참 미성숙하다. 솔직하지 못하고, 피해를 두려워하며, 상처와 아픔을 두려워한다. 하지만 카이드만은 그렇지 않다. 사랑한다고 말한다. 설사 그에게서 아픈 말이 돌아올지라도, 후회가 남지 않게 자신의 모든 것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진정으로 사랑한다. 숨김없이, 자신의 것을 드러낸다. 윌은 자신의 치부가 드러날까, 결국은 그녀가 자신을 떠날까, 나의 약한모습에 분명 실망할 것이라 지레 겁을 먹는다. 그리고 지레 그녀가 떠날것을 걱정한다. 그녀와 함께 하면서도 함께하고 있지 않다. 일어나지도 않은 걱정에 휩싸인다. 무엇이 두려운가. 지금의 사랑앞에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는가. 지금 함께하는 그 순간, 진정한 사랑을 할 순 없는가. 그 순간에 그 사람과 진정으로 함께 하는 사랑. 앞으로의 아픔, 닥칠 일들이 아닌, 그 사람과 함께 하는 그 순간. 숀처럼, 6개월동안 일을 못하고 2년동안 병상을 지키고 남는 것 없어도, 그 사람의 소소한 습관을 알고 그 일상을 나누며 행복했던 그 시간 그 자체로 의미가 있지 않는가. 무엇을 두려워하는 가. 다른 조건, 다른 상황이 아닌 그 사람과 함께 하는 그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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