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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교직

세계의 교육 강국 -「교육의 차이」1. 독일

by theone 디원쌤 2020. 7. 29.

가장 먼저 소개되는 교육 강국 사례는 독일이다. 독일의 사례를 읽으며 일류대학이라는 개념이 없고, 입시를 위한 경쟁이 없으며, 어떤 직업을 선택해도 지속 가능한 삶이 가능하다는 점이 우리나라와 참 다르다고 느꼈다. 우리나라의 교육 병폐로 손꼽는 모든 문제들의 정반대 모습이었다. 교육을 입신양명을 위한 도구로 여기는 우리나라와 달리, 독일은 대학 졸업장 없이도 경제적 보상이 높고 사회적으로도 존경 받을 수 있는 좋은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점이 큰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특징은 '빌둥(Bildung)'이라는 독일의 교육철학 위에서 설명된다. 빌둥은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서 한 사람이 겪는 사회적, 정서적인 성장을 의미한다. 간략히 나를 찾는 과정이라 설명할 수 있으며 과정을 중시하는 독일 교육의 특징을 여기서 엿볼 수 있다. 교육을 학습이 아니라 되어가는 과정으로 보기 때문에 독일 사회가 다양한 직업으로서의 삶을 인정하고 존중할 수 있는 것이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한 경쟁이 필요 없다보니 독일의 평가 시스템도 우리나라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 독일은 최고점인 1점에서 6점으로 구분하는 절대평가 시스템을 채택하고, 총합계로 성적표가 아닌 과목별 평가를 한다. 우리나라처럼 학생들을 줄 세워 비교할 수 없는 구조이다. 게다가 독일에서는 최고점인 1점보다 2점을 이상적인 점수라고 하니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이는 독일의 교육이 엘리트를 길러내는 것보다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원만하게 조화를 이루는 사람을 길러내는 것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나를 위한 사회보다는 사회를 위한 나라는 생각이 강한 독일 사람들은 개인주의 성향을 띠는 나라들과 다른 독일만의 특징을 보이게 된다. ‘이 사회에서 내가 맡은 부분이 무엇인가?’를 학생이 고민하게 하고, 자신의 적성과 흥미에 맞는 일을 찾아 자신의 위치를 찾아가도록 하는 분명한 교육목표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독일의 사례에서 가장 주목하게 된 점은 모든 직업에 대한 제도적, 사회적, 경제적 보장이 이루어진다는 점이었다. 모든 사람이 일류대학에 가지 않아도, 대학 졸업장을 손에 쥐지 않아도, ‘자가 들어간 직업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각자의 적성과 흥미에 따라 선택한 직업에서 충분한 사회적 울타리와 보상이 있다면 입시 위주의 교육 병폐 해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또한 우리의 교육은 경쟁을 통해 1등을 쟁취하도록 만들어가는 구조이지만, 학생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격려하고, 사회에서 자신의 위치를 생각해보게 하는 독일의 빌둥을 살펴보며 다시금 우리나라의 교육은 어떤 철학을 가져야할지 고민해보게 되었다. 어떠한 직업도 존중되는 문화가 자리 잡는다면, 우리의 수능도 경쟁을 조장하는 시험이 아닌, 독일의 아비투어와 같이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하는 증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PISA 결과를 볼 때, 학업적인 면이 우리나라에 비해 뒤쳐져있다. 모든 학생들이 좋은 대학, 직업을 위해 목을 맬 필요가 없으며, 학술적인 능력이 필요한 직업을 희망하는 학생만이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교육이 빌둥이라는 철학에 기초하기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문제될 것이 없고 사실 모든 학생이 학술적인 면에 집중할 필요가 없다는 것에 깊이 동감한다. 하지만 경쟁에 뒤처지는 이러한 결과를 우리나라가 받아들이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한 독일은 5학년 때 진로가 결정되는 학제를 가지고 있다. 독일 초등학교에서는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담임 선생님이 바뀌지 않기 때문에 부모들은 선생님이 아이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고 신뢰한다. 초등학교 전 담임 선생님은 학생의 지능, 취향, 성격 등을 고려해 학부모들과 상의해서 어느 학교로 진학할지 결정하게 된다. 직업교육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담임교사에 대한 신뢰가 바탕이 되어 가능한 학제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학생의 잠재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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