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교사 5년차, 나의 업에 대한 고민이 조금씩 선명하게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적응하고, 배우고, 알아가고. 신규의 딱지를 떼고 이제는 어느정도 일에 익숙해질 때다.
하지만 한편으로 ‘잘하고 있나?’ ‘잘할 수 있을까?’ ‘무엇에 집중해야하지?’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할까?’ 에 대한 의문은 끊이지 않는다.
그런 고민 중에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 [나답게 일한다는 것]
나를 증명하려고 애쓰는 당신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라는 문구가 들어온다.
정해진 정답이 없는 곳에서 정답을 찾으려고 힘쓰다보니 지친 나에게
나만의 방법을 찾고, 나답게 일하자! 라는 메시지로 다가왔다.
몇 가지 얻은 인사이트들을 정리해 봐야지.
1. What 과 How 보다 Why를 먼저 생각하기
아마존의 시작은 why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가장 좋은 쇼핑몰을 해야겠다‘ 가 아닌
’사람들은 물건을 사면서 왜 불편함을 겪을까? 우리의 하루가 나아지는 데 기여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를 고민한 것이다.
나도 ’좋은 상담교사가 되어야지‘ 가 아닌,
지금 내가 속한 학교의 상황, 학생들의 상황에서 구체적인 문제의 해결점들을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정서적으로 지지 받아야할 것은 무엇일까?’ ‘학생들은 무엇이 결핍되어 있을까?‘ ’무엇이 이들의 강점이며, 그것을 성장시킬 수 있을까?‘
’위클래스에서 학생들이 가져가야할 것은 무엇일까?‘ ’학교에서 접근성이 쉬워진 상담을 어떻게 경험하게 할 수 있을까?‘
’상담이라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기 쉽게 알릴 수 있을까?‘
‘학생들은 상담에 대해 어떻게 오해하고 있으며, 아이들이 오해 없이 상담을 받아들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하나씩 적어내려가다보니 던져야할 질문은 정말 무궁무진하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까 what과 how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먼저 필요를 분석하고 아이들이 무엇때문에 어려움을 겪는지, 보다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무엇일지 why 에 집중하는 통찰이 있었다.
간단하면서 기본적인 것이지만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게 되는 관점이었다.
그리고 why에서 시작된 질문은 궁극적으로 나의 가치, 지향점을 만들어낸다.
나의 하루 일과, 매일 쌓아가는 시간들이 그 지향점을 향해 가길 바라본다.
스토리를 갖는다는 것은 내 인생의 지향점을 갖는다는 의미다.
그리고 나의 전체 모습이 그 지향점에 도착하기 위해 어떻게 나아가고 있는지를 정리해보는 작업이다.
Why에서 출발해 궁극의 지향점을 놓치지 않는 것, 그리고 그것이 오늘 내가 하고 있는 what 과 연결될 수 있게 하는 것.
스토리는 대단하고 근사한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지향하는 것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여정이다.
2. 버텨내는 직장생활이 아닌, 성장하고 즐겁게 배우는 시간이 되길
일과 삶의 밸런스 찾기가 화두가 되고 있다. 일의 비중을 줄이고 나의 삶을 찾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난다.
하지만 하루의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직장에서의 내가 그저 그 시간을 버텨내지 않았으면 한다.
일은 물질적 재화의 역할만 하지 않는다. 자아는 일을 통해 확장되고 변화한다는 점을 기억하고 참된 재미를 그 안에서 찾길 바란다.
일이라는 건 그걸 통해서 변화될 사람, 더 나아질 세상을 보는 프리즘이라고 한다.
일을 통해 누군가를 더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는 의미를 발견하며 일이 주는 재미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
나의 일을 통해 한 학생이 희망을 찾고, 다시 살아갈 힘을 얻고, 삶의 방식을 탐구하고, 관계를 회복한다.
내가 투자한 시간과 관심 말과 행동을 통해 한 존재가 변화되는 꽤나 중요하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자리에 있음에 감사하다.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 변화의 핵심에 서고 싶다.
놓치기 쉬운 일의 재미, 의미를 매순간 발견하며 즐기기를!
3. 다른 사람의 박수에, 나의 명함에 속지 말자
나는 ‘증명’하는 존재가 아닌 ‘표현’하는 존재다.
나의 내면, 내가 할 일,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나아가 내 방식대로 표현해야 한다.
누군가의 인정을 위해 나를 옥죄어야 한다면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없을거다.
하지만 인정욕구가 강한 나는 늘 타인의 평가에 갇혀있었다.
하지만 증명하려고 애쓸 수록 나는 점점 사라졌고, 갈 길을 잃었다.
나에게서 나올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것을 표현해야지. 내 안에 답이 있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나는 아니다. 내가 하는 일도 내가 아니다. 나는 그 모두를 포함한 것보다 더 큰 개념이다.
나는 내가 지향하는 가치를 상징하며 표현한다. 결국 우리 모두는 각자가 하나의 고유한 브랜드다.
회사 간판과 명함 뒤에 가려진 내가 아니는 업 앞에 서 있는 내가 되는 것이다.
‘상담교사입니다.’ 라는 소개에 나를 숨겨왔다. 나를 증명할 수 있는 하나의 업으로, 그 뒤의 편안함에 안주했다.
하지만 그것이 곧 나를 나타내주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상담교사인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향해 가고 있는지가 중요하니까.
‘나’라는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내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가치가 분명할 때 사람들은 나에 대한 특정한 이미지를 갖는다.
그것이 바로 나의 차별적 정체성이 된다. 이 정체성은 나 스스로에게 일관성 있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 방향에 따라 노력이 모이고 시간과 함께 완성되어간다.
결국 ‘상담교사’로서 역할하는 나는 어떤 브랜드를 갖는가.
나만의 차별화된 가치와 브랜드, 스토리는 무엇인가를 찾게 되는 시점이다.
방향을 설정하고 노력과 시간이 함께 걸어나가길 다짐해본다.
나를 알기 위해 상대에게 나의 피드백을 받아보는 것도 추천하고 있다.
‘나에 대한 피드백 좀 해주세요’ 가 아닌 비유와 은유적 표현으로 접근하면 더 쉽다고 한다.
‘나를 보면 떠오르는 드라마나 영화 캐릭터가 있니?’ ‘나를 생각하면 어떤 단어가 떠올라?’
‘색깔로 표현하면 어떤 색인 거 같아?’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게끔 하기에도 좋을 것 같고, 나를 파악할 때도 사용해봐야겠다 생각해본다.
4.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관찰을 통해 내가 마주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할 상상력을 충전하고 가설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강화한다.‘
상담에서 하는 접근을 일상생활에도 적용해보는 점이 신기했다.
‘호기심’이 없이는 상담을 하기 어렵다는 말을 하곤한다.
다각도의 관찰 능력, 다양한 가설 설정, 그것을 확인하며 이어가고 점차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것.
상담자로서뿐만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이 태도를 유지하고 싶다.
5. 새롭고 낯선 것들을 시도해보자
낯선 사람들과 느슨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영감과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다.‘
어떤 식이든 나를 새로움에 노출시켜 근육을 키우는 것이 물에 뛰어들기 전 해야 할 준비 운동이다.
익숙함은 나를 안주하게 한다. 성장을 위해선 자극제가 필요하다.
낯선 관계, 새로운 자극, 다양한 인사이트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세상이다.
소셜계정에 두세 줄의 글을 올리는 걸로 시작하자!
흐름을 꾸준히 지켜보고, 관련 책을 읽고, 유투브를 보고, 강의를 듣기 , 현장방문하기.
자료를 정리해 블로그나 인스타, 유투브에 올리기
공유가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인다. 이와 연계해 작은 커뮤니티를 만들어 정보를 나누고 엉뚱한 일을 도모해보기
배우지만 말고 직접 가르쳐보기
따로 또 같이 꼼지락거리고 뽀시락 거려보기 ; 네이버스토어에 작은 가게, 노을사진을 찍어 nft 인장을 박아 올려보기, 작은 액세서리 팔기 등
그동안 생각만 하고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것들이 있다.
상담교사로서의 고민과 결과물, 다양한 자료들을 인스타에도 올려봐야지.
그냥 무엇이 되었든 그냥 시도해봐야지.
6. 나는 어떤 페르조나를 만들며 살아갈까
심리적으로 건강하기 위해서는 의도적으로내 삶의 일부분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
건강한 분산으로 본업에 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일상의 고통과 어려움도 반감시킬 수 있다.
나는 여행도 좋아하고 사진, 영상에도 흥미를 느낀다.
전공이 아닌 분야에 시간을 투자하는 게 나에게 도움이 될까, 너무 많은 분산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고민도 됐다.
내 분야에서 분명한 지향점을 가지고 개발해나가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나의 또 다른 페르조나를 무시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시간의 분배에 있어 지혜가 필요하나, 내가 할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을 개발하다보면 나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나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양한 to list 를 생각하며 머리가 복잡해지는 나에게
‘자뻑일기’ 즉, 내가 잘하고 있는 부분을 계속해서 짚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답게 하나씩 쌓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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