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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Y/교직

학교폭력/응보주의vs회복적정의

by theone 디원쌤 2020. 9. 5.

이번 수업에서는 회복적 정의는 대체 무엇인지, 응보주의와 무엇이 다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사람들이 함무라비에서 말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이 가해자에게 잘못한 행동에 상응하는 처벌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워드 제어는 응보주의 한계를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잘못한 사람에게 당신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혔으니 당신에게 피해를 입힘으로써 균형을 잡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단순히 세상에 존재하는 해악과 고통의 양을 증가시키는 것일 뿐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도 응보주의 처리가 참 익숙하고 당연하게 느껴진다. 나아가 보다 합리적이며,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을 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결과가 진정한 회복을 낳고 있는지 살펴본다면,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해 회복적 정의라는 새로운 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응보적 접근에서 문제의 본질은 법과 규칙이 깨어진 것이라고 본다. 이 때 피해자는 그저 국가의 피해를 증명하는 증거자료일 뿐이며, 피해자의 어떠한 상처도 돌봄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 가해자에게 어떻게 적절한 벌을 줄지만 고려할 뿐, 피해자의 고통을 돌보지 못하는 것이다. 누가 범인이고, 어떤 법을 위반했는지, 어떻게 처벌해야하는지에 관심을 갖는 응보주의적 접근에서는 진정한 사과, 책임, 회복 등이 어려워진다. 가해자는 더 방어적이 되고 자신의 잘못을 더욱 인정하지 않으려한다. 이런 모습은 피해자의 상처를 키울 뿐이고 어떠한 피해의 회복도 일어나지 못하게 만든다.

학교에서도 이러한 응보적 접근이 많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점차 구성원 간의 갈등은 커져만 간다. 특히 민주시민교육을 받은 지금의 아이들은 권위주의적인 교사의 태도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동의하고 함께 참여한 것은 받아들이므로, 교사는 권위를 가지고 학생을 통제하기보다, 학생들이 책임감 있게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벌을 주지 않는 접근이 아닌, 잘못된 행동이 가지고 온 개인과 공동체의 피해와 어려움을 확인하고 당사자들의 참여를 통해 피해를 회복하고 공동체의 회복을 꾀해야 한다.

회복적 정의의 목표는 다섯 가지 회복의 열매인 책임, 공동체, 피해, 정의, 관계로 볼 수 있다. 이 다섯 가지는 회복적 정의가 회복하고자 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데 있어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책임의 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는 보통 벌을 받으면 책임을 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책임성취는 자기잘못을인정하고, 피해를 인정하며 바로잡고, 변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벌을 받고 끝나는 시스템에서는 진정한 책임을 지기가 어렵다. 둘째로 공동체의 회복이 있다. 공동체가 서로 존중하고 신뢰할 때 갈등을 평화롭게 해결할 수 있다. 공동체가 서로 불신한다면 조그만 갈등도 크게 번질 수 있지만 공동체가 회복될 때 건강한 방식으로 갈등이 조정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피해의 회복이다. 우리는 종종 피해자의 회복을 간과할 때가 있다. 문제의 처리에 급급하다보면 피해자가 겪는 아픔과 상처를 돌보지 못하는 것이다. 회복적 정의를 통해 이들의 회복을 도와야한다. 이 외에도 정의와 관계의 회복에 주목해야 한다. 학교에서도 이 다섯 가지 회복의 열매가 잘 맺힐 수 있도록 회복적 정의의 토대가 마련되길 바란다.

 

#학교폭력예방 및 학생의 이해 #2019.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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