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이어 수치심의 재통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잘못된 행동에 대한 수치심을 어떻게 다루느냐가 사회적 재통합의 효과를 가져 오는데 영향을 준다고 한다. 잘못한 행동으로 인해 당사자가 가지는 수치심이 거부되거나 부정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 학교, 지역사회 등의 공동체 안에서 적절하게 수용되고 재통합될 때 가해자의 행동이 부정적으로 강화되는 것을 막고 긍정적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다. 공동체의 회복을 위해 수치심을 재통합하는 작업은 필수적이다.
치유의 전제조건은 무가치함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받고 가치 있는 사람임을 인식하는 것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많은 아이들이 학교현장에서 수치심을 느끼며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하고, 자존감이 점점 깎여가는 것을 본다. 종종 수치심, 창피를 통해 학생의 행동을 교정하려 할 때가 있다. 하지만 브레네 브라운이 말했듯 긍정적 영향을 주는 수치심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학교는 아이들이 인정받고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는 경험을 하도록 도와 이들이 올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학교의 구성원인 교사도 수치심의 취약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학급 운영을 제대로 못한다고 느낄 때, 자신의 전문성이 깨질 때 등 교사는 수치심을 느낀다. 아이들에게도 존중이 필요하듯, 교사도 이러한 작업이 필요하다. 동료교사들끼리 연대하고 공감하며 지지하여 힘을 얻고, 자기돌봄을 통해 스스로 존중하고 다독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교사가 먼저 회복할 때 학생들도 학교공동체도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문제 상황에 대해 징벌적, 방임적, 허용적, 회복적 접근이 있다고 했을 때, 징벌적, 허용적 접근은 다음과 같은 공통적인 한계를 갖는다. 즉, 아이들이 보상 혹은 처벌에 적응한다. 보상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더 큰 보상을 줘야 행동의 변화가 일어나며, 반대로 처벌도 점점 강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 회복적 정의는 가해자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도우며 피해자를 보호하고 공동체의 회복에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의 프로그램이 이러한 접근을 점차 취하고 있지만, 아직 실질적으로 운영하기에 인식, 운영에 필요한 기반 등이 부족하다. 차츰 개선하여 진정한 회복적 정의가 실현되길 바라본다.
수업 중간에 보게 된 영상은 독일의 학교폭력에 관한 내용이었다. school station은 전문상담교사가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어 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문제가 생겼을 때 학생을 교실에서 분리하고 school station에서 갈등을 중재한다. 처벌만 하기보다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돕는데, 또래 아이들이 훈련을 받고 갈등 조정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작업을 시도하고 있으나 또래 조정을 가르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많이 없다는 것이 한계점이다.
회복적정의에 기반한 평화학교/공동체 모델은 세 파트로 이루어진다. 가장 기초는 공동체 세우기이다. 80% 정도는 공동체를 신뢰하면 갈등이 일어나지 않으며 건강하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사회기술을 가르치고, 경청하는 경험을 하도록 도우며, 존중과 신뢰가 무엇인지 함께 알아가도록 한다. 둘째, 평화로운 갈등해결이다. 이 영역은 남은 20% 중 15%는 이것으로 해결가능하단 걸 말한다. 여기서는 갈등을 다루는 법을 배운다. 마지막으로 공동체 회복을 위해서는 전문갈등조정자가 필요하다.
회복적 생활교육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현장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먼저 ‘존중의 약속’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전에는 토의를 통해 학급규칙을 만들었지만, 요즘은 존중의 약속을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고 한다. 써클 활동은 서로 공감하고 경청하도록 도와주는 구조화된 기술이며, 공동체로 연결되게 돕는다. 회복적 정의가 잘 정착되면 갈등조정의 영향력과 효과도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 내에서 어떻게 회복적 접근을 취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아야겠다.
#학교폭력예방 및 학생의 이해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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