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학은 인류학이란 학문으로 끝나는가

인류학은 인류학이란 학문으로 끝나는가

 

 

문화인류학을 생각할 때, 흔히 원주민, 미개인들이 사는 곳을 찾아가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 문화를 이해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것은 흥미로워 보이지만, 현실과는 동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의 현실에서도 인류학의 원리가 적용된다. 인류학은 인간을 연구하는 학문이고, 우리가 속한 사회 또한 인간으로 이루어져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제는 인류학이 좁은 범위에서 넓은 범위로 확장되어가고 있다. 내 앞에 있는 현실에서 인류학이 사용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류학은 어떻게 우리의 삶의 적용될 수 있는 것일까? 우리는 인류학의 특성과 원리들을 우리 삶에 적용함으로 우리가 속한 사회와 문제들을 해결하고 개선해나갈 수 있다.

 

 먼저 첫 번째로는, 행위자의 시각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인류학의 특성을 우리의 일상에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인류학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인류학자들이 타지에 나가 현지조사를 하는 모습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타지에 현지조사를 하러 간 인류학자들은 그들의 생활 방식과 신념과 가치들을 강요하지 않고, 그것들로 문제를 해결하려하지 않는다. 그들은 타지의 문화를 알고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그 사람들의 입장에서 문제들을 바라본다. 이것은 타지의 현지조사에서만 이루어져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사회와 사회 문제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회사에서 일어나는 문제,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 등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그 곳에 속한 사람들을 먼저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가령, 학교를 예로 들어보면, 요즈음 학교에서의 폭력 문제, 왕따 문제가 심각하다. 이 문제를 그저 표면과 겉에 보이는 현상으로만 바라보고 그 안의 행위자와 학생들은 고려하지 않은 채 제도와 규칙으로만 이것들을 해결하려고 하면 이 문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 역시 그 안의 구성원들과 행위자들을 먼저 파악하고 그들의 문화와 그들의 생각을 이해해야 한다. 규칙과 제도 이전에 왕따 문제와 폭력 문제의 행위자이고 당사자인 아이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지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 아이들을 이해하고 파악하고 나서야 문제의 근본적인 이유를 찾게 되고, 그것을 해결함으로, 이 문제가 근절 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왜’라는 질문을 수 없이 던지는 인류학의 특성을 우리 일상에 적용할 수 있다. 그냥 지나쳐버릴 수 있는 것들을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통해 깊이 생각해 보고, ‘왜’에서 시작하여 여러 가지 방법과 개선책들이 나올 수 있다. 손님들이 왜 줄었는지, 회사의 실적이 왜 떨어졌는지, 소비자들이 어떤 면에서 왜 그런 불만을 갖고 있는지, 왜 실수가 나는지, 왜 책들이 파손되는지 끊임없이 질문하고 생각해보아야한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고 있구나. 더 열심히 해야겠다.’ 라는 막연한 생각과 방관하는 자세가 아니라, 왜 그런지에 대해 세심하고 작은 부분까지 그 문제의 원인과 이유를 파고들어 근본적인 문제와 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는 인류학의 적용을 통해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즈음의 사회는 이러한 가치를 모른 채 인류학에 참 무색하다. 당장의 실리가 있어 보이는 경영, 경제 등만 추구하고 권하고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인간으로 이루어진, 인간들이 행하는 것이란 것을 기억해야한다. 인간을 알지 못한다면, 사회의 모든 문제들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는 이제 인류학, 인간에 대한 이해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행위자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 즉, 속한 인간을 먼저 이해하는 것, 두 번째로는 모든 문제에 ‘왜’라는 질문을 다는 것, 이러한 인류학의 특성과 원리를 우리 삶에 적용함으로 우리는 더욱 더 풍성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