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란 무엇인가
- EBS 다큐 「학교란 무엇인가」 1, 2부를 시청하고 -
너무 익숙해 당연하게 받아들였지만, 한 번쯤 생각해보아야 할 주제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학교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찰이 아닐까. EBS 다큐 「학교란 무엇인가」 1,2 부에는 세 개의 학교가 소개된다. 바로 흥덕고, 서일고, 인평자동차정보고등학교이다. 학교의 특성, 지리적 위치, 학생들의 생활환경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되어 각 학교는 그 특색과 분위기가 다르게 나타난다. 하지만 그 안에서 학생들을 바르게 인도하기 위해 밤낮으로 고군분투하는 세 선생님의 모습은 서로 사뭇 닮아있다.
먼저 흥덕고는 비평준화인 지역에서 하위권에 속한 아이들이 많이 입학한 곳이다. 도를 넘는 학생들의 행동에 퇴학 혹은 강도 높은 처벌을 요구하는 선생님도 있지만 이 학교의 교장선생님은 어떻게든 아이들을 참고 기다려주려 한다. 학생들 한 명 한 명을 상담하며 학교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또 서일고는 지방에 위치한 학교로, 학생들이 학원 등의 사교육을 받을 환경이 되지 않는다. 선생님은 이런 학생들을 위해 공부를 지도하며 11시까지 자습 감독을 한다. 마지막으로 인평자동차정보고등학교에도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나온다. 선생님은 그 학생들이 자격증 시험공부를 시작할 수 있도록 맛있는 것을 사주며 설득하고, 시간을 내어 가르치는 등의 노력을 쏟는다.
영상을 보며 선생님들의 ‘열정’과 ‘인내’ 그리고 ‘헌신’, 무엇보다 학생들을 향한 ‘사랑’에 참 깊은 감명을 받았다. 교사로서의 사명감으로 학생들을 선도(先導)하는 모습에 선생님들에 대한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다큐멘터리를 보며 선도(先導)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는 교사로서 학생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고자 하는데, 대체 그 바른 길이 무엇일까. 학교는 학생들을 어디로 인도하고 싶은 것일까.
‘학교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은 학교가 설정한 ‘인재상’과 맞닿아 있다. 세 학교에서 모두 공통되는 방향성, 즉 인재상은 ‘학교생활과 공부를 잘하는 학생’인듯했다. 학생들은 학교에 나오지 않으면 혼나고, 성적이 나쁘면 꾸지람을 듣는다. 선도의 방향성은 학생들이 학교에 제때 나오도록 하는 것, 규칙을 잘 지키도록 하는 것, 그리고 성적을 올리는 것이다. 이러한 기준으로 모든 학생들을 줄 세울 때, 소위 말해 ‘우등생’이라고 하는 학생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학교는 이처럼 이 기준에 순응하는 학생들을 위해 모든 과정과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나머지 학생들도 따라오도록 격려한다. 결국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은 ‘불량학생’으로 낙인찍혀, 학교에 있으나 학교에 속하지 못한 채 지내게 된다.
모든 학생들은 각자의 개성이 있고,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학업이라는 한 가지의 기준으로는 보지 못하는 수많은 영역들이 있는 것이다. 학교에서 설정하는 인재상이 ‘학교생활과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닌 ‘각자의 재능과 꿈을 찾아 실현하는 학생’이라면 학교의 모습은 지금과 달라질 것이다. 무작정 성적을 올리도록 강요하기보다 그 학생이 잠재력을 발견해 꿈을 찾도록 할 것이며, 각자가 설정한 목표에 따라 필요한 수단을 찾아가도록 도울 것이다.
다시 한 번, 되짚어보아야 한다. 대체 학교란 무엇일까. 우리는 지금 아이들을 어디로 이끌어가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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