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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연수 휴직하고 심리학 박사 과정에 들어가는 이야기

by theone 디원쌤 2024. 9. 6.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블로그에 글을 남겨보네요.
그동안 정리하고 싶은 것, 남기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현장 이야기를 많이 담지 못해 아쉬워요. 여유가 될 때마다 가지고 있는 것 하나씩 풀어보기로 하고, 우선은 지금 새롭게 뗀 걸음을 기록하고 싶어서 타닥타닥- 키보드를 눌러봅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선생님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Q. 연수 휴직이 뭔가요?
연수 휴직이 생소한 선생님들이 계실텐데요,  교원이 조금 더 전문성을 쌓을 수 있도록 학위 취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단, 급여가 없는 '무급' 휴직이며, 주간 과정의 대학원만 해당됩니다. 최대 3년 사용 가능합니다.

Q. 대학원 파견과는 다른가요?
석사학위가 없다면 저는 대학원 파견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월급을 받으면서 대학원 공부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파견이 가능한 대학원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은 좁을 수 있지만 내가 공부하고자 하는 방향과 대학원의 과정이 일치한다면 파견을 위한 시험을 준비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주변 선생님들 보면 교원대 파견을 많이 준비하셨습니다.

Q. 왜 무급인 연수 휴직을 사용하나요?
급여가 나오는 대학원 파견은 석사학위까지만 기회가 있더라고요. 저는 이미 석사 학위가 있고, 주간과정인 일반대학원의 박사과정을 지원해서 무급 연수 휴직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Q. 연수 휴직, 어떻게 신청할 수 있나요?
교육청마다 연수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조건이 다를 거예요 (n년 이상의 근무경력 등) 관심이 있다면 먼저 그 조건에 충족되는지를 확인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공부하고자 하는 주간 과정 대학원의 입학증서를 증빙자료로 제출하게 됩니다. 즉, 먼저 합격이 되어야 연수 휴직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후 행정실 안내에 따라 휴직원을 작성하여 필요한 서류와 함께 제출합니다. 

Q. 박사과정,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사실 이 부분은 아직도 저에게 물음표 영역입니다. 이미 확실한 답을 내리고 시작했어야 했지만 불확실성이 주는 압박감이 꽤 있더라고요. 쉬운 현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안정적인 급여와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업무, 그리고 정든 아이들이 있는 현장을 뒤로하고 험난한 박사과정에 오르면서 이 시간이 나에게 어떤 가치가 있을까 계속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그렇지만 전문성에 대한 갈급함, 더 도움이 되고 싶은데 스스로 막혔던 한계점들을 돌파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쉽게 오지 않을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기회비용을 따지면 무모해보이는 선택일지 모르겠지만, 이미 선택한 이 길에서 조금은 더 성장한, 그래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조금은 덜 불편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Q. 박사과정 1주차를 지나가며
지난주까지만해도 아이들의 조잘조잘 이야기 소리를 들으며 북적북적한 위클래스에서 분주했던 저였는데, 어느새 9월이 찾아오고, 대학원 연구실에서 연구미팅을 준비하고, 새로운 수업을 듣고, 신입생 자료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가까웠던 학교 출근길은 왕복 2시간 반은 잡아야하는 먼 여정으로 바뀌고, 일정한 시간에 먹던 영양 가득한 급식은 급하게 때우는 부실한 식사로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셔틀버스 루트를 새롭게 발견해서 시간을 단축하는 소소한 즐거움과 연구실에서 동료들과 나누는 소소한 이야기거리 등 새로운 경험들로 채워가고 있습니다. 상담과 관련한 수업들 오티를 들어보니 상담자의 철학과 지향하는 이론, 여러가지 이슈에 대한 나의 판단 등을 다루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첫 주를 지나며 저에게 남은 느낌표는, 아 이번 학기동안 상담자로서의 철학을 잘 정립해가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잠시 멈춰 상담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하고 배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게 무척 감사합니다. 대학원 일정도 휘몰아치듯 정신없이 지나가겠지만 그 가운데서 제가 정말 배워야할 것들을 놓치지 않았으면 합니다.

Q. 연수휴직= 쉬는 걸까?
사실 연수휴직을 한다고 하면 부럽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휴직이라 함은 곧 일을 쉰다는 의미이니, 쉬어가는 느낌이 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가 정말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수업과 연구, 상담실습과 연구실 업무들이 얽혀있어 정신 없이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 눈에 그려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대학원마다, 연구실마다 상황이 달라서 지원하시는 연구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살펴볼 것을 권해요. 대학원은 딱 정해진 루틴이 있기보다는 상황적 변수가 많고 일이 몰릴 때 휘몰아치는 특징이 있어 학교 현장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험난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혹여나 조금 쉬어가는 시간을 생각하시는 분이라면 박사과정은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 알아두세요

마무리하며
잘 다니던 직장 휴직하고 새롭게 들어선 이 길이 아직은 낯설고 두려운 것 같아요. 한편으로 설레고 감사하고요. 더 바빠지면 이런 기록을 더 남길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그래도 아쉬움 없이 이 과정을 잘 지나가고 싶습니다. 다시 안 올 이 시간을 남겨두고 싶기도 하고요. 생각해보면 처음 갔던 위센터 현장도, 위클래스 현장도 어렵고 힘들었던 건 마찬가지더라고요. 하지만 새로운 환경도 어느덧 익숙해지고 그 안에서 적응하며 나만의 방법을 찾아갈테니, 이 과정도 그럴 거라 믿고 있어요. 아이들과 약속한대로 '학생들에게 더 도움을 주기 위해 성장하는 발걸음'을 잘 떼고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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